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지만, 백신을 전 국민에게 접종하는 나라가 있다. 인구 1만 8000명가량인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다. 세계 보건기구 집계에서 팔라우는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0"을 기록하고 있다. 인구가 적어 이 나라는 백신 보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팔라우 보건당국은 지난 1월 2일, 미국 모더나 백신 초기 물량인 2800회 분량을 들여와 3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료 종사자, 필수 근로자, 75세 이상의 기저질환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자다. 가장 먼저 접종한 이는 60세 의사였다. 팔라우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전체 인구의 80% 이상에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백신 조달이 원활하면 올해 4~5월까지 접종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한다.
팔라우는 필리핀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1947년 미국의 신탁통치령이 되었다가 1994년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홀로서기"를 완성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와중에 팔라우가 청정국이 된 비결은 강력한 봉쇄 정책이 꼽힌다. 팔라우는 지난해 1월부터 아시아와 태평양에 감염증이 번지기 시작하자 국경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3월까지 국경 문을 완전히 닫았고, 4월부터는 국민들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했다. 외딴 섬나라라는 지리적 이점도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면, 이처럼 확진자 단 한 명도 없는 팔라우는 왜 백신 접종을 발 빠르게 시작했을까. 원인은 "경제 살리기"다.
팔라우에는 해마다 인구의 약 5배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한다. 국민총생산의 약 절반이 관광수입인 셈이다. 하지만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는 막았지만, 관광수입이 줄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달 말에 취임하는 새 대통령 당선인은 "코로나로 인해 정부는 몇 년간 갚아야 할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달성하면, 관광산업 활성으로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팔라우 보건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의무는 아니지만, 인구의 80%가 안전한 백신을 맞아 집단 면역을 달성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댓글 영역